희귀 식물 소개와 유래

일제강점기 당시 사라진 전통 작물 복원 운동사

peace10 2025. 8. 4. 07:35

일본강점기

1. 일제강점기와 전통 작물의 소멸 배경

일제강점기는 우리 농업에 가장 혹독한 시대였다. 일본은 식민지 지배를 효율화하고 본국의 식량 수급을 위해 조선의 농업 구조를 전면 개편했다. 그 결과, 수탈 위주의 쌀 생산 확대 정책이 주를 이루었고, 그와 동시에 지역마다 오랫동안 재배되던 전통 작물의 자생과 재배 기반은 빠르게 붕괴되었다. 수수, 조, 기장, 녹두, 콩과 같은 잡곡류뿐 아니라 지역 특색을 지닌 토종 채소와 약초류도 대거 사라졌다. 일본 정부는 통일 품종 보급이라는 명분하에 자국 품종 중심의 종자 보급을 강행했고, 이는 곧 전통 작물 다양성의 급속한 감소로 이어졌다. 이 시기부터 우리 고유의 종자와 재배 지식은 점차 뿌리 뽑히는 과정을 겪었다.

2. 식민지 농정에 대한 대응과 비공식적 보존 노력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일부 농민, 한약방 종사자, 농학자들은 전통 작물의 씨앗을 몰래 보관하거나 비공식적으로 재배하며 지켜내려는 노력을 이어갔다. 특히 산간 지역이나 섬 지역에서는 중앙 정부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틈을 타 토종 작물 재배 전통이 은밀하게 이어졌다. 예를 들어 강원도 일대에서는 구황작물인 토종 감자와 메밀이, 전라도에서는 곡물보다는 약초와 엽채류의 소규모 자급 재배가 지속되었다. 또 일부 민족운동가들은 일제의 종자 정책을 비판하며 농업 주권 회복을 외쳤고, 잡지나 민족 계몽 책자를 통해 토종 식물의 중요성과 명칭, 효능 등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이러한 비공식 활동들은 훗날 복원 운동의 근간이 되었다.

3. 해방 이후 종자 복원 운동의 태동

광복 이후에도 이미 뿌리 깊게 침투한 일본식 품종 체계와 산업 중심 농업 모델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70년대부터 일부 농촌 운동 단체와 연구기관 중심으로 전통 작물 복원 운동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특히 민속학자, 생물학자, 유기농업 운동가들은 일제강점기의 기록과 고문헌, 지역 노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전통 종자 수집과 시험 재배를 시작했다. 경상북도 안동, 충청도 괴산, 전남 해남 등지에서는 실제로 일제강점기 이전에 사용되었던 품종을 되살리는 시도들이 이뤄졌고, 토종벼·청치마상추·참깨 등의 종자가 다시 밭에서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이러한 복원 운동은 단지 농업의 문제를 넘어 문화 자산 복원이라는 관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4. 복원 운동의 현대적 가치와 과제

현재 우리 사회에서 진행 중인 전통 작물 복원 운동은 생물 다양성과 식량 주권을 지키는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라는 고통의 시기를 거치며 사라졌던 작물들을 되살린다는 것은 단지 식물 한 종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 정체성과 역사 회복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 건강한 먹거리 확보, 토종 농산물 브랜드화 등의 실용적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복원된 종자의 상업적 지속성, 유전자 보존 체계의 미비, 국가 차원의 종자 등록 및 지원 부족 등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운동은 잊힌 생명과 기억을 다시 살려내는 일이며, 우리 농업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 된다.